`보물선` 과연 실체 있나…당국이 피해 막아야

기사입력 2018.07.26 23:53
기사링크 : http://busan-news.com/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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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근해에서 150조원대 보물을 실은 러시아 군함 `드미트리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는 신일그룹이 26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는 회견에서 "금화 또는 금괴가 있는지, 양은 현재로선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돈스코이호의  본질은 금괴가 실린 보물선이 아니라 당시 동아시아를 둘러싼 열강 패권전쟁의 역사적 사료"라고 강조했다.
 

 

150조원 보물선이라고 선전하면서 투자유치에 나섰던 그간 행보를 무색하게 했다. 그는 "150조원 보물이라는 문구는 저희가 탐사를 계획하기  이전부터 사용됐던 것이어서 검증 없이 인용했다"며 "무책임한 인용에 국민께 사과를 올린다"고 했다. 무책임한 해명이 아닐 수  없다.
 

 

신일그룹이 울릉도 근해에서 돈스코이호 선체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날은 지난 17일이다. 회사 측이 1905년 러일전쟁에 나선 돈스코이호에  200톤의 금괴와 금화 5,500상자가 실려 있어 150조원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자 이 회사가 일부 지분을 인수키로 했다는 제일제강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했다. 신일그룹이 발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상화폐 `신일골드코인(SGC)`에도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신일그룹은 회견에서  SGC가 싱가포르 신일그룹이 운영하는 것으로, 자사와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진상은 금융당국이 밝혀야 할 사안이다.
 

 

지난 6월 1일 자본금 1억원으로 탄생한 신생기업으로 알려진 신일그룹은 국민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보물선이란 소재를 앞세워 일간지 광고  등으로 투자유치 행보를 이어갔지만, 시간이 갈수록 곳곳에서 숱한 의문점을 노출했다. 이에 이 회사의 행보에 의구심을 품는 이들도 늘어났다. 다소  늦었지만 금융당국이 신일그룹의 주가 조작, 가상화폐 사기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은 이런 점에서 다행스럽다.           
 

 

러일전쟁 때 쓰시마 근해에서 침몰한 러시아 군함 `나히모프호`에서 납덩이를 인양한 사건은 일본에서 유명한 보물선 소동이다. 돈스코이호처럼  침몰한 이 배에 많은 금화가 실려 있었다는 소문에 보물 인양을 미끼로 한 투자사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1980년대에 한 우익 사업가가 침몰선에서 10kg짜리 백금괴 16개를 인양했다고 발표했지만, 나중에 백금이 아닌 납덩이로 밝혀져 국제적  망신을 샀다. 돈스코이호 보물 논란이 `제2의 나히모프호 소동`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보물선이란 미끼에 현혹돼 재산을 황당하게 날리는 피해자가 더는 생기지 않도록 관계 당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부산뉴스 기자 bs@bus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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